본디 베스트셀러처럼 보이거나 대중의 주목을 받는 책 읽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이 책의 읽기를 강권하는 걸 피해볼 심산이었다.
삼성 이건희 회장이 추천했다느니 하는 내용이 책표지에 당당히 박혀 있는 것도 마음에 썩 들지 않았고, 저자들 역시 순수하게 인생을 보여주는 소설을 쓰는 사람들이 아닌 어떻든 어떤 목적을 향한 글쓰기를 하는 "자기개발" 전문서의 저자들인 탓에 글쎄... 책을 살 결심을 하는데까지 한 참이 걸렸다. (사실, 네이버 사장이 전 직원들에게 한 권씩 돌렸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 사실 때문에 더욱 읽고 싶지 않았다.) 배려니 청소부 밥이니 하는 류의 이른바 "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"의 아류쯤으로 느껴지는 위즈덤 하우스 시리즈에 대한 반감도 이 책을 손에 잡는데까지 꽤나 고심을 하게 한 이유중에 하나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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以聽得心



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굳이 읽고 싶지는 않은 책이었으나 필자는 "꼭 읽어야 한다"는 일종의 비판에 직면 그 위력에 읽게 되었다. 그리고 나름 얻은 것들이 많았다.

이 책은 여러 가지로 많은 해석의 여지를 준다. 주인공 이토벤이 처한 상황이 여러 가지를 말해준다. 개인적인 위기와 회사의 위기 그리고 (좀 허술하고 쉬운 듯 한) 해결 국면과 나름 짜임새 있는 결말. 읽은 이가 어디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나름대로의 교훈을 얻을 것 같았다. (여하튼 교훈을 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니까.) 기억에 남는 대목을 들자면, 들을 聽자에 대한 저자의 재미있는 해석이 마음에 들었다. 귀 이, 임금 왕, 열 십, 눈 목(누웠지만), 한 일, 마음 심. 그럴 듯 하다.

개인적으로는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. 난 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주장하고 고집하고 있지는 않았던가. 생각해 보면 주변과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고 느낀 것은 내 속에 있는 선입견과 편견 때문이었을 것이다. 마음을 비우고 듣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도 새삼 곱씹어 본다.

비우고 듣기. 비우고 듣기. 다 비우고 아무 사심 없이 들어보자.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닌들 어떠하며 비우고 들어서 상대방의 소리가 그대로 내 속에 담긴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지 않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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